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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기로 PERSONAL BRANDING/디지털 노마드 도전

내가 퇴사를 다시 한다면 : 팁, 사유, 주의 사항

 

2020 버킷리스트, 주 4일제 근무를 실천하는 하루

주 4일제를 실천하는 첫 번째 금요일 ​ 시스템 안에서 부를 창조하느냐, 부를 창조하는 시스템을 만드느냐. 두 가지 모두를 테스트 해 보고 있는 나. 주 4일제를 실천해 보고 있는 오늘은 그 첫 번째 금요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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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퇴사를 다시 한다면 : 퇴사팁, 사유, 주의 사항

 

 

 

 *디지털 노마드 꿈꾸기 시리즈는 평범하게 회사를 다니던 제가 회사를 나와서 독립하는 과정을 담은 기록 목적의 에세이입니다*

 

 

 

 

결국 퇴사를 결심하다

주 4일제 근무를 통해 회사와 나의 개인 업무*꿈을 찾는 일*를 병행하려고 했던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그 이유는 회사 업무가 예전에 비해 타이트해져서 시간 조절이 어려워졌음이 첫째, 두번째는 당장 나와서 하고 싶은 것들이 눈 앞에 있는데 퇴근후 저녁 시간과 주말만 할애하기에는 절대적인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세번째로는 나 자신을 시장에 바로 테스트 해 보고 싶은 욕망도 컸지만 무엇보다도 공부를 하고 싶다는 점이었다. 하루 종일 책을 보고 글을 쓰면서 내가 바라는 나 자신의 모습에 닿기 위해 사유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싶었다.

정리를 하자면 역시 시간의 문제였다.

 

1.회사일은 바쁘고

2.나는 해 보고 싶은 일이 너무 많았고

3.아웃풋만큼 인풋에 집중하고 싶었다.

 

 




꽤 오랜시간 준비한 퇴사계획이었다. 나는 약 1년의 시간동안 스스로에게 묻고 또 물었다. 지금의 회사가 너무 좋았기 때문에 쉽게 결정하지 못 하는 까닭도 있었다. 더욱이 나는 이 회사의 초기 멤버로서, 4명의 멤버가 200명 가까이 성장하는 것을 지켜봐왔고 1개의 기업 브랜딩과 3개의 서비스 브랜딩을 담당했다. 한 마디로 ceo가 원하는 주인의식을 가지고 열심히 키웠다고 자신할 수 있는 회사였다. 최근에는 꽤 중요도 높은 프로젝트의 ui/ux 개선 작업을 즐겁게 참여하고 있었기 때문에 망설임은 더욱 클 수 밖에 없었다. 

 

초기 멤버로서의 자부심(?) 그리고 작업했던 프로젝트의 애정. 드디어 가시적인 성과를 목도하고 있는데 퇴사라니. 

스스로 생각해도 어이가 없었지만 내가 퇴사를 결심한 데는 그럴 수 밖에 없는 몇 가지 이유가 있었다. 그 이야기는 다음 포스팅에 기록할까 한다.

 

이 포스팅에서는 퇴사 과정 그 자체,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내가 놓쳤던 부분, 후회하는 부분, 아쉬웠던 점을 써 보고자 한다.

 

 

 

퇴사를 선포하고 떠난 겨울 여행 ㅎㅎ 

 

 

 

내가 생각했던 퇴사 절차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이 회사는 내가 지금까지 다녔던 회사와는 다르게 각별한 정이 있었다. 동료들, 프로젝트, 운영진 모두에게 나의 퇴사 소식을 어떻게 알려야할지 막막하기만 했다. 그리고 그들의 회유나 반응이 나의 퇴사 결심에 어떠한 동요를 주지 않을지 걱정되는 부분도 있었다. 결국 나는 상사에게 먼저 퇴사 선언을 하고 날짜를 fix 시킨 뒤 동료들에게 통보하는 방식을 택했다.


상사에게 퇴사 사실 알림 > 날짜 fix > 동료들에게 알림 > 나머지는 회사에서 하라는 대로 하자


지금 생각하니까 정말 대책이 없었던 것 같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내가 하고 싶은 일에 도취되어 현실적인 부분을 상당히 놓쳤던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 심지어 나는 회사 주식을 가지고 있었다. 이것 또한 미리 알아보고 정리했어야 하는 부분인데 회사에서 알아서 해 줄것이라 생각했다. 내가 실제로 겪게 된 퇴사 절차는 이렇다. 

 

 

 

 

 

 

실제 퇴사 절차


상사에게 퇴사 사실 알림 > 오너의 6개월 휴직 제안 > 상사와 2개월 휴직으로 협의 > 날짜 fix > 동료들에게 휴직 사실 통보 > 다시 퇴사로 입장 번복 > 인사팀 면담 > 인사팀 면담 2 > 퇴사 확정 > 날짜 번복


실제로 이루어진 퇴사 절차는 이렇다. 이 과정중에 나는 엄청난 상처를 받았고 나의 미숙한 행동에 대한 자책과 이불 킥 차기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일생일대의 선택과 결정을 하고 있는 지금, 나의 관심은 오로지 이 열정과 용기가 사그라들지 않고 지속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에 몰입되어 있었다.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도전하는 데는 필연적으로 불안과 걱정이 뒤따르기 마련이다. 나는 흥분 상태였지만 한편으로는 정말로 두렵고 불안했다. (물론 지금도 마찬가지다!!) 두렵고 불안한 상태였기 때문에 더욱이 사람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예민했고 제대로 된 의사결정을 하지 못했다. 

 

 

내가 후회되는 부분은

첫째, 동료들에게 나의 퇴사 계획을 알렸어야 했다. 날짜가 바뀌든, 휴직이 되든, 퇴사가 되든, 퇴사 계획이 아예 사라지든, 나의 계획을 공유하지 못해 오해가 생겼다는 점에서 후회가 된다.

 

둘째, 사람들의 반응에 너무 예민하게 굴었다. 내가 무엇을 하려는지 사람들은 아무것도 모르는데 나를 어떻게 응원할 수 있겠는가?

 

셋째, 퇴사 사유에 대해 일관되게 말하지 못했다는 점. 자신이 퇴사 후 무엇을 할지 낱낱히 이야기 할 필요는 없지만 모두에게 '똑같은 사유'를 공유할 수는 있어야 한다. 일반적인 사유로는 '이직'이 있을것이다. 좋은 회사로 이직하면 모두가 박수치면서 응원을 해 줄 것이다. 혹은 '여행'. 이 경우도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는 사유기에 박수 받으며 떠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의 경우는 조금 달랐다. '내 사업' 이라고 하기에도 모호했고 '디지털노마드' 라고 하면 대부분 그게 뭐야..? 라고 반문할 것이며 '임신' 이나 '그냥 쉬고 싶어요' 라고 하기에는 내 눈빛이 너무나도 이글이글 타오르고 있었다. 지금와서 생각하면 그냥 다 필요없고 '프리랜서' 라고 둘러댔을 것 같다. 이 좋은 단어를 놔두고 나는 왜 떠올리지 못했나!! 아마 프리랜서 보다는 사업가 측면에 나를 은연중 포지셔닝하고 나의 떠남을 좀 더 아쉬워 해 주세요, 어필하고 싶었던 심리 작용이었을 것이다. 

 

넷째, 번복, 회사에서 제시한 회유 수단에 대해 이성적으로 생각 할 수 있었다면 좋았을텐데 아쉬운 부분이다. 이 때는 회사일이 너무 바빠서 회사에 최대한 피해를 끼치지 않는 쪽으로만 생각했는데 회사일도 내 일도 사실상 미래의 업무량이 어찌될지는 모르는 일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개월 휴직은 너무 짧아서 선택할 수 없는 기간이었던 점은 아쉽다. 

 

다섯째, 인사팀 면담을 퇴사 선포 전에 미리 했으면 더 빠르고 흔들리지 않는 의사 결정을 할 수 있었을 것 같다. 

 

 

 

 

 

 

 

이상적인 퇴사 절차


인사팀에게 퇴사 관련 모든 것을 문의 > 동료들에게 계획 공유 > 상사 면담 > 이성적인 판단 > 최종 결정 > 최종 공유 


퇴사는 이별이다.

같은 공간에서 부대끼며 공동의 비전과 이익을 실현 했던 미운 정, 고운 정 다 든 집단과의 이별. 후련하기도 하고 섭섭하기도 한 그 때 그 순간, 그 날들과 이 사람들을 다시 만날 수 없는 애틋함이 나를 감정적으로 만들고 눈물짓게 했다. 집단을 떠난 내가 '전회사 사람'들과 다시 만나서 웃고 떠들지라도 그 느낌은 같은 소속이었을 때의 그것과 전혀 다른 것일테다. 생각보다 더 많이 정을 주었나보다. 

퇴사일까지는 앞으로 일주일. 나는 깔끔하고 건강한 이별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옛 추억들을 떠올리며 애달파 하기에는 그리 큰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는 지금 나의 처지가 고독해도 나는 이 길을 선택했고 그 길을 묵묵히 걸어가야만 한다. 그것이 서로에게 가장 예의있는 이별의 모습일 것이다. 마지막은 웃자-!